반복되는 아동학대 "악순환의 고리 끊어야"

반복되는 아동학대 "악순환의 고리 끊어야"

2017.05.06. 오전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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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4만여 건의 아동학대 사건 가운데 상당수가 어릴 적 학대로 고통받았던 부모에 의해 학대가 대물림 사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처벌을 강화하는 것만큼이나, 부모 교육을 통해 아동 학대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영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겨울, 반바지에 맨발 차림으로 집을 탈출한 11살 초등학생.

아버지와 동거녀의 모진 매질을 견디다 못해 빌라 배관을 타고 탈출했습니다.

어릴 적 학대로 고통받았던 아버지는, 딸에게도 '비뚤어진 양육'을 되풀이했습니다.

[박 모 씨 / 아동학대 피의자 : (딸에게 하고 싶은 말 없으십니까?) 죄송합니다. (딸을 막 대하면서 부모로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으셨습니까?) 죄송합니다.]

이처럼 전체 아동학대 사건 가운데 가해자가 부모인 경우는 무려 80%에 이릅니다.

처벌을 강화하는 것만큼이나, 부모 교육을 통해 아동 학대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어린 시절 학대를 당했거나, 정신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부모를 찾아 꾸준히 교육하고 관리하자는 것입니다.

[이향숙 /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소장 : 부모가 정신이 건강한지 보육교사가 정신이 건강한지 검증 없이 부모가 되고 교사가 되다 보니까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사회적 안전망을 정비하는 것도 필수입니다.

아동 학대가 의심될 경우, 반드시 신고해야 하는 이른바 의무자들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처벌 수위를 높이자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교사와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 법에서 정하고 있는 신고의무자는 모두 24개 직군으로 이들이 학대를 외면하면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됩니다.

현재 30% 정도인 신고의무자의 신고 비율을 절반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면, '벼랑 끝' 아이를 구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유선미 / 서울 강북경찰서 통합예방지원센터 상담사 : 인식의 변화는 있지만, 실생활에 적용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아요. 부모님들이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적용하기가 힘드신 것 같아요.]

이에 따라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과 함께 부모와 아동을 상담하고 치유할 수 있는 전문기관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김영수[yskim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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