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첫째아이는 10살 둘째 아이는 8살입니다. 모두 딸이구요. 첫째가 둘째를 너무 함부로 대한다는 생각이 부쩍들어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욕실에서 물을 틀면 물아깝다고 끄라고 소리 지르고, 먼저 세수하고 양치하러 들어가 있으면 비키
라고 하고...그러면 둘째는 징징거리고..중요한 건 언니의 그런 폭언과 행동에도 둘째는 어떤 일이 있을 때 언니편이라는
거죠.
놀이를 할 때도 어른인 제가 볼 때 늘 동생이 바보같이 언니 꼬임에 넘어가서는 줄거 안 줄거 다 주고 있는 것이 보이고
말이죠. 남편인 이런 첫째의 모습에서 우리가 가르친 것이 아닌데 어쩌면 저렇게 힘이 약한 사람한테 함부로 하나?란
생각이 듣다면서...답답해 합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의 양육에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 한답니다.
둘째가 8개월만에 조산으로 나왔고, 18개월에 경미하지만 편마비 판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날 이후 치료에 많은 힘을 썼고...당연히 관심은 둘째에게로 갔겠죠. 남편은 성격상 한가지에 꽂히면 거의 그것에만
정신이 팔려있는 성격이고...저는 그런 상황에서 첫째에게 좀 더 관심을 주고 사랑해 주려 했지만...둘째 치료때문에..아
니 늘 돌봐야 할 아이는 둘째였기에 첫째가 느끼는 상실감은 컸겠지 싶었습니다. 어린 아이에게 동생은 이렇기 때문에
니가 좀 더 양보해야 돼..라는 말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겠지요? 어딜 가든 둘째 걸음걸이가 이상하다고 잔소리를 하면
서 둘째를 보고 가니 첫째는 혼자였을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이 오는 걸 걱정했기 때문에 신경을 쓴다고 했지만 막상 닥
쳐버리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이런 상황에서도 첫째는 늘 자기가 할 일 잘하고...학교생활도 잘하니 됐다...생각할 수 있지만...동생에게 생긴 미움..
그래서 다 빼앗긴 것 같은 마음을 다스려 줄 방법은 상담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안아주고 사랑해 주어야 하
는 것이 맞는데 잘못한 행동을 하고 그 행동에 대해 잘못을 뉘우치기 보다는....왜? 아빠도 그러잖아? 댓구하는 딸의 모
습을 보면...실천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고......10년을 육아를 하다보니..내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거 맞
나 싶은 생각도 들고..엄마로써의 역할이 무엇인가? 고민도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변>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아픈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아이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힘든 일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머님께서 너무 많이 애쓰고 계시고 절실함이 질문에 묻어 있는 것 같습니다. 형제자매 중에 한 명의 아픈 아이가 있으
면 아프지 않는 아이에게도 상당히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가족의 관심이 온통 아픈 아이에게 집중될 때, 멀
쩡하게 괜찮은 건강과 마음을 가진 아이도 자신이 좀 아프고 하면 관심을 받지 않을까 싶어서 이상행동을 보이곤 합니
다.
상담요청하신 사례의 경우에는 10살된 첫째아이와 둘째 아이와 나이차이가 약 2살 나이가 난다는 사실입니다. 대개 산
모가 몸을 회복하는 기간과 신생아가 혼자 심리적 독립을 할 수 있는 기간은 약 3년 정도 충분히 부모에게 사랑과 인정
을 받아야만 합니다.
그런데 이 경우에는 언니입장에서 만 2돌이 지나지 않아서 온통 가정의 관심과 사랑은 아픈 동생차지가 되면서 존재감
을 느낄 수 없음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듯합니다. 글만으로 집안의 형편을 다 알수가 없어서 뭐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
니다만, 아버님도 한 가지에 꽂히시면 거의 그것에만 정신이 팔려있는 성격이시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둘째가 조산으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아버님은 온통 그 아이만을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어머니 또한 몸이 회복되시기 전에 두명의 아이를 키워야 하고, 특히 아픈 아이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 받아들이고 하는
데 상당히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부모님이 자신의 감정과 아픈 아이에 집중되어 있을 때 첫째 아이가 많은 좌절과 상실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맞다면 그때는 그 첫째아이의 마음을 다 알아주지 못해서 아이가 욕구의 좌절을 경험하면서 분노가 쌓여 있을
수 있습니다. 우선 먼저 아이에게 부모님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아픈 둘째를 받아들이다 보니 너에게 신경을
덜 쓴 것이 있다면 고백하시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그때 '네가 속상하고 힘들었을 것 같다'라고
그 아이의 마음을 먼저 위로하세요. 그래서 '너는 동생이 미울 수 있고 엄마, 아빠에 대해서 서운하고 화가 날 수 있었겠
다'라고 그 아이의 마음에서 나온 행동과 존재자체를 분리시켜서 아이의 마음을 인정해 주는 것 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우리가(부모님) 어떻게 하면 '너의 마음이 풀릴 수 있을까?"를 물어봐 주세요. 그리고 똑같이 너를 사랑
한다는 것을 알게 해 주세요. 아이가 부모님도 똑같이 나를 사랑한다는 것이 채워지면 그 다음에는 이제 동생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언니이니까 마냥 양보와 이해하라고만 강요하는 것은 첫째 아이로서는 부당한 일입니다. 충분
히 사랑과 인정을 받아야 동생에게 나눠질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둘째 아이는 언니가 부당하게 나를 혼내고 미워하는
것 같지만, 부모한테 받는 사람과는 달리 언니랑 또래에게서 해결되지 않는 것을 채우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아이의
마음도 읽고 언니한테 상처받은 마음도 돌봐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언니한테 원하는 것 등 동생의 입장에서도 마음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부모님이 힘드시겠지만, 둘이 따로 각각의 케어 시간이 필요합니다. 물론 동생한테 더 많은 시간이 쓰이겠지만 첫째 아
이와도 특별한 시간(special time)으로 부모에게 온통 사랑받는 놀이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이후에 동생과도 함께하는
놀이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면, 첫째 10살짜리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 게임 등을 함께 나눠보
시구요. 둘째랑 첫째가 함께 어떤 놀이를 할지 정해서 부모님께 요청하는 것도 제안해 드리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할 것입니다. 처음에는 좀 짧은 시간을 가졌다가... 조금씩 일주일에 시간을 늘여 나가시기 바랍니다.
아픈 아이가 있어서 힘들었던 것이 나중에는 아픈 아이 덕분에 가정이 회복되는 경우를 저는 너무도 많이 봤습니다.
부모님 힘내시기 바랍니다. 이미 이렇게 온라인 상담신청하는 것부터 새로운 시작 일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제안을 더 드린다면, 심리상담센터에 오셔서 부모와 아이들간의 상호작용으로 부모의 역할, 애착유형,
아이의 특성 등을 알 수 있는 검사와 이번 기회에 부부상담 및 양육상담도 제안해 드리고 싶습니다. 나름대로 부모님
은 최선을 다 하지만, 때로는 비효율적이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육아를 할 수가 있으니,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를 권해 드
립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용기 내어서 해 보시기 바랍니다.
제안해 드린 것이 도움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에 답변을 해 드립니다.
소장 이 향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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